예산 삭감에, 지자체 갈등에… 지방공항 신설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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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11회 작성일 23-10-05 14:27본문
새만금, 내년 예산 89%나 깎여
TK신공항 화물터미널 위치두고
대구-의성 이견 못 좁혀 ‘제동’
무안 등 10곳 5년간 4800억 적자
추가건설 따른 재정낭비 지적도
무안=김대우 · 대구=박천학 · 전주=박팔령 기자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추진 중인 신공항 건설 사업이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있다. 정부 예산 삭감으로 사업 자체가 불투명하거나 지자체 간 갈등 등으로 개항 일정에 차질이 우려되는 공항이 상당수다. 현재 전국에서 8개 공항 신설이 추진 중인데 기존 공항들조차 만성 적자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적절성 논란과 함께 예산 낭비 지적도 나온다.
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북도가 총 사업비 8077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인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사업이 잼버리 파행 여파로 내년도 예산 89%(580억 원 중 514억 원)가 삭감돼 사업 추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정부의 새만금 기본계획 전면 재검토 방침에 따라 지난해 12월 착수한 환경영향평가와 건설사업자 선정이 중단된 데 이어 환경단체 등은 사업 백지화를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전북도의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 설계에 착수해 2024년 공사에 들어가야 하지만 현 상태로는 정상 추진이 불투명하다.
2030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화물터미널 위치를 둘러싸고 대구시와 경북 의성군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의성군은 공항 물류단지가 예정된 의성에 화물터미널이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구시는 여객터미널이 들어서는 군위군에 화물터미널을 배치해야 한다며 충돌하고 있다. 의성군 주민대책위원회 등의 반대 집회가 잇따르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4일 간부회의에서 “의성군과 협의해 이달 중으로 결론을 내야 하지만 국책사업 추진에 최적의 선례를 남기기 위해서라도 절대로 떼법은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개항 16년째인 무안국제공항은 공항 활성화에 필수적인 광주 민간·군 공항과의 통합이 지연되면서 ‘무늬만 국제공항’으로 전락했다. 매년 220억 원 이상의 운영비가 들어가지만 연평균 약 2만 명만이 공항을 이용해 적자 운영이 심각하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공항 당기순이익 현황’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가 운영을 맡은 국내 14개(인천국제공항 제외) 공항 중 10개 공항이 적자를 기록 중이다. 무안공항(838억 원)을 비롯해 10개 공항의 최근 5년간(2017년∼2022년 6월) 누적 적자만 4800억 원에 달했다. 항공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정치적 논리에 따라 1∼2시간 거리에 공항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탓이다. 현재 운영 중인 공항이 15개(국제 8개·국내 7개)나 되지만 국토교통부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1∼2025년)’에 따르면 부산 가덕도신공항·대구경북통합신공항·제주2공항·새만금국제공항·흑산공항·울릉공항·백령공항·서산공항 등이 줄줄이 개항을 앞두고 있다. 손용만 광주시관광협회 사무국장은 “기존 공항들도 적자가 심각한데 공항을 추가 건설하는 것은 예산 낭비는 물론 공멸할 수 있다”며 “KTX 발달로 공항 접근성이 좋아진 만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지역별 거점공항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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