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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석 대신 ‘스몰 럭셔리’… 항공기 좌석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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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84회 작성일 24-05-0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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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보다 좌석 간격이 약 7인치 넓은 미국의 LCC 제트블루. 제트블루 제공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미국 뉴욕 출장을 다녀오면서 편도 22만원을 추가해 이코노미 클래스 중 가장 앞 좌석을 배치받았다. 김씨는 “출장에 사비를 들여야 하나 고민됐지만 15시간 가까운 비행 시간이라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다녀오고 싶어서 추가 요금을 냈다”며 “좌석이 더 넓고 라운지 이용도 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고가의 비즈니스 클래스 대신 프리미엄 서비스를 더한 이코노미 클래스(통상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넓은 좌석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진 것이 한몫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여 높은 만족감을 얻는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 트렌드도 더해졌다.

◆이코노미에 발 뻗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아시아나항공은 2017년 첫 도입한 에어버스의 중대형 A350 항공기에 ‘이코노미 스마티움’ 36석을 운영하고 있다. 이코노미의 첫 네줄이 이 좌석에 해당한다.

기존 이코노미 좌석보다 앞뒤 간격이 7~10㎝ 넓다. 요금은 5만원(일본·중국·동북아)∼22만원(미주·유럽·시드니) 사이다. 

원래부터 이코노미석 위주로 운영되던 저비용항공사(LCC)는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에 더 적극적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9년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비즈라이트’를 도입해 수요를 확인한 뒤 지속적으로 이 좌석을 늘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운항거리가 상대적으로 긴 노선에서 편리한 여행을 원하는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제트블루는 경쟁사보다 약 7인치 넓은 최대 38인치(약 96.5㎝) 간격의 이코노미석을 경쟁사 수준의 가격으로 제공한다. 제트블루의 A321LR 항공기는 일반적으로 235∼304석 사이인 경쟁 항공기에 비해 좌석 수가 138석으로 훨씬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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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이코노미 좌석보다 앞뒤 간격이 최대 10㎝ 넓은 아시아나항공의 이코노미 스마티움. 아시아나항공 제공

◆값어치 할까? 라운지 이용에 전용 기내식도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의 가격은 일반 이코노미보다는 비싸고 비즈니스보다는 저렴한 수준이다. 다리를 조금 더 편하게 펼 수 있는 좌석에 많게는 수십만원의 요금을 더 지불해야 할지 고민되는 지점이다. 이들을 위해 항공사들은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에 비즈니스 클래스 못지않은 서비스도 제공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코노미 스마티움에 우선탑승, 수하물 우선 수취 등의 부가 혜택을 제공한다. 장거리 노선일 경우 인천공항 라운지도 이용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무료 수하물 15㎏ 추가 제공 등 편의를 제공하고 있고, 에어프레미아는 와인 2종을 포함한 기내식과 간식, 전용 편의용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어프랑스는 유명 미슐랭 스타 셰프 프레데릭 시모냉과 손잡고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전용 기내식을 선보였다. 파리에서 출발하는 장거리 항공편 프리미엄 이코노미 승객들에게 제공된다. 식사의 풍미를 더하기 위해 2013년 세계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인 파올로 바소가 직접 선정한 와인과 샴페인 등 다양한 음료 선택지도 제공한다.

핀에어는 서울∼헬싱키 노선에 투입되는 A350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에 6가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머리 받침, 8도까지 기울어지는 등받이와 발 받침, 13인치 좌석 스크린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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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랑스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전용 기내식. 에어프랑스 제공

◆“다 준비해봤습니다”… 좌석 나눠 수익 극대화

항공사들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도입 확대는 좌석당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코노미-비즈니스-퍼스트 클래스로 이어지는 기존 좌석의 서비스와 가격은 격차가 매우 크다. 통상 비즈니스는 이코노미의 3배 가까운 가격이다.

항공기 좌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코노미의 일부를 고급화하거나, 비즈니스 클래스를 더 세분화한다면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고 여유를 누리고 싶은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거치며 대형 항공사의 퍼스트 클래스가 좌석을 더 채울 수 있는 비즈니스 클래스로 대체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아시아나항공은 수요가 한정적인 퍼스트 클래스를 없애고 대신 ‘비즈니스 스위트’, ‘비즈니스 스마티움’으로 비즈니스석을 세분화했다. 대한항공 역시 미주·유럽 등 일부 장거리 노선을 제외한 모든 노선에 퍼스트 클래스를 없애고 수요가 더 많은 비즈니스 좌석을 늘렸다.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거치며 넓은 공간과 여유로 작은 사치를 누리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늘어났다”며 “항공사들이 달라진 여행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좌석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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